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세균으로 추정되며, 이미 감염된 사람의 침이나 대변에 오염된 물·음식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입 안에 균이 없는 평상시에는 키스만으로는 잘 전염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족처럼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는 환경에서 감염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어린 시절 가정 내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옮아가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됩니다. 대변이나 타액, 구토물 등을 통한 분변-경구 감염, 경구-경구 감염, 위-경구 감염이 주된 경로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변에 있는 오염된 물질이 입을 통해 유입되거나, 입에서 입으로 감염되기도 하며, 내시경 등의 기구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술잔을 돌리거나 여러 명이 수저로 한 그릇의 음식을 함께 먹는 식습관, 어른이 음식을 씹어서 아기 입에 넣어주는 행동도 감염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다만 성적 접촉에 의한 감염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키스나 술잔 돌리기로도 전염될 수 있을까
평상시에는 입 안에 헬리코박터균이 없기 때문에 키스를 한다고 해서 균이 전염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구토를 한 직후이거나 위식도 역류 환자의 경우에는 위 속 균이 일시적으로 구강까지 올라올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 키스를 하거나 술잔을 돌려 마시거나 국·찌개를 함께 먹으면 균이 옮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입 속에 균이 있더라도 입맞춤이나 술잔 돌리기를 한 번 했다고 해서 바로 다른 사람에게 옮아갈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설사 균이 옮아갔다 하더라도 위로 내려가 생존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가족이나 부부처럼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면 전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가족 간 감염, 어느 정도로 흔한가
헬리코박터균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족 내 감염이 잘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미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 모두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을 때 아이가 감염될 확률은 약 40%였으나, 부모 모두 감염되지 않았을 때 아이의 감염 확률은 약 3%에 그쳤습니다.
국내 감염률도 참고할 만합니다. 1998년 보고에 따르면 한국인의 절반 정도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어 있었고, 15세 이하에서는 17.2%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어린이의 20%, 중년층의 70%, 노년층의 90%가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내 성인의 약 60%가 감염된 것으로 추산되기도 합니다.
부모 감염 여부에 따른 아이의 감염 확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부모 감염 상태 | 아이 감염 확률 |
|---|---|
| 부모 모두 감염 | 약 40% |
| 부모 모두 비감염 | 약 3% |
연령대별 감염률은 조사마다 차이를 보입니다.

| 연령대 | 감염률 |
|---|---|
| 15세 이하 | 17.2% |
| 어린이 | 20% |
| 중년층 | 70% |
| 노년층 | 90% |
감염을 줄이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무증상 감염이 지속됩니다. 일부에서만 가벼운 소화 불량, 급성 위염, 만성 활동성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WHO는 1994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발암 인자로 규정했고, 감염 환자는 일반인보다 위암 발생 위험도가 3~6배 높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가족 중 헬리코박터균 감염자가 있다면 나머지 가족들도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강검진 시 혈액 검사나 조직 검사,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단에는 요소호기 검사(UBT)도 활용되며, 이는 호흡을 통해 간단하게 결과를 알 수 있는 정확하고 민감도 있는 검사로 내시경으로 인한 불편감이 없어 많이 쓰입니다.
생활 습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예방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찌개나 국을 숟가락으로 함께 떠먹지 않기
- 술잔을 돌려 마시지 않기
- 어른이 음식을 씹어 아기에게 먹이지 않기
- 대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에 주의하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제균 후 재감염
헬리코박터균 감염증 환자가 모두 치료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한소화기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든 위궤양 환자, 합병증을 동반한 십이지장 궤양 환자, 조기 위암 환자, 변연부 B세포 림프종 환자는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위암 환자의 직계가족, 설명되지 않는 철 결핍성 빈혈, 만성 특발 혈소판 감소증 환자에게는 제균 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는 궤양 치료제와 항생제를 섞어 1~2주간 복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복용 후 약 70%의 균이 없어집니다. 치료 4주 후에는 세균이 모두 박멸되었는지 재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과거 국내의 치료 후 재감염률은 4.4~6.0% 정도로 보고되었습니다.
Q. 헬리코박터균은 키스로 전염되나요?
평상시에는 입 안에 균이 없어 키스로 잘 전염되지 않습니다. 다만 구토 직후나 위식도 역류 환자에서는 위 속 균이 일시적으로 구강까지 올라올 수 있어 이런 상황에서는 전염 가능성이 있습니다.
Q. 가족이 감염되면 같이 검사해야 하나요?
가족 중 감염자가 있으면 나머지 가족도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건강검진 시 혈액·조직·내시경 검사 등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감염되면 모두 치료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위궤양, 합병증 동반 십이지장 궤양, 조기 위암, 변연부 B세포 림프종 환자는 반드시 치료 대상이며, 그 외의 경우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결정됩니다.
Q. 제균 치료 후 다시 감염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과거 국내 보고에서 치료 후 재감염률은 4.4~6.0% 정도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