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나 유통업계 소식을 보다 보면 MZ세대 이야기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GG세대'인데요.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 게임에서 쓰는 'Good Game'이 떠올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GG세대가 유통가의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마케팅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GG세대는 '그랜드 제너레이션(Grand Generation)'의 줄임말로, 1950년부터 1971년 사이에 태어난 만 55세에서 74세 사이를 가리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이 연령대 인구는 약 1600만 명에 달하며,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합니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구매력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GG세대가 유통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한 이유
GG세대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소비자가 아니라 강력한 구매 집단으로 자리 잡은 데는 세 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우선 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함께 경제력을 갖춘 시니어층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23년 기준 60대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약 270만 원으로, 40대 가구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GG세대는 자신의 생물학적 나이보다 10년 이상 젊은 감성 나이를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노화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그 속도를 늦추는 '슬로우 에이징'에 관심이 많고, 나이에 걸맞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프로에이징' 화장품을 선호합니다. 여행, 건강관리, 외모 가꾸기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친화력이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GG세대의 디지털 진입이 크게 가속화되었는데, 50대 이상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84.9%까지 올라갔고 60대 이상도 41.2%에 달합니다. 특히 60대 이상의 온라인 쇼핑 이용률은 2020년 이후 연평균 20%씩 상승했으며, 50대 이상의 월평균 온라인 구매 빈도는 2018년 1.8회에서 최근 4회 수준으로 약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GG세대가 구매하는 품목과 시장 규모
GG세대의 소비는 생활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을 살펴보면 50대 이상의 신차 구매 비중은 28.3%(약 33만 6천 대)에 달하며,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신차 구매 성장률이 12.4%를 기록했습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60대 이상 구매자 비중이 2024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국은 올해 시니어 시장 규모를 약 3조 5천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고, 일본은 101조 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약 73조 원 규모이지만 매년 13%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가전제품, 식품, 운동 및 여가 분야에서도 GG세대의 구매력이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디지털 쇼핑과 SNS 활용, 어디까지 왔나
GG세대는 생각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디지털 환경을 활용합니다. 60대 이상의 온라인 쇼핑 이용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SNS를 통한 정보 탐색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시니어 세대가 매장을 직접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는 데 익숙했다면, 지금의 GG세대는 온라인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비교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에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디지털 활용은 단순히 젊은 세대를 따라가는 수준이 아닙니다. GG세대는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즉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값싼 제품보다는 품질이 검증된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이들에게 디지털은 단순한 구매 채널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고 정보를 얻는 도구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시한 GG세대 공략법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보고서에는 GG세대를 이해하고 접근하기 위한 7가지 공략법이 담겨 있습니다. 핵심은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실제 나이보다 낮춰 잡은 감성 나이에 맞춰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할 것
-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노화를 관리하는 셀프 뷰티 관리법을 제시할 것
- 디토 소비와 밸류 드리븐 소비 성향을 반영해 프리미엄 가치와 롤 모델을 제공할 것
- 친구나 이웃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회적 나이듦에 주목해 교류의 장을 마련할 것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공략법이 사실 MZ세대에게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세대라는 큰 틀보다는 타깃 고객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들의 삶에 스며드는 태도라는 뜻입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20-30대 마케터의 시선이 아니라 50-60대의 시선으로 시장을 분석해야 하며, 인터뷰나 자문을 통해 그들의 삶에 깊이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GG세대라는 이름이 주는 시사점
GG세대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전에도 유통업계에서는 이들을 '액티브 시니어'나 '시니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마케팅을 펼쳐왔습니다. 그런데 굳이 새로운 별칭을 만든 이유는 알파세대, 잘파세대와 같이 세대를 세분화해 관리하고 싶은 유통업계의 필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다양한 세대 구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MZ세대, 알파세대, 잘파세대에 이어 GG세대까지 등장하면서 세대별 특성과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이 된 지 오래입니다. 다만 눈여겨볼 점은 GG세대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소비자가 아니라 경제력과 디지털 적응력을 두루 갖춘 새로운 소비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GG세대에 대한 이해는 결국 우리 사회의 인구 구조 변화를 읽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들의 소비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바빠진 것도 그래서일 겁니다. 세대를 나누는 기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소비자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