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가득 쌓아둔 종이책을 정리하고 전자책으로 넘어온 지 꽤 됐지만, 막상 파일이 수백 개로 늘어나면 관리가 쉽지 않다. 파일명만으로는 내용을 알 수 없고, 어떤 책이 중복인지도 헷갈린다. 이럴 때 쓰는 프로그램이 바로 칼리버(Calibre)다. 전자책 1,000권을 10분 만에 정리하는 칼리버 실전 꿀팁 7가지를 정리했다.
칼리버, 전자책 관리의 시작점은 어디일까
칼리버는 윈도우, 맥, 리눅스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무료 전자책 관리 프로그램이다. 아마존 킨들이나 구글, 애플에서 제공하는 전자책 관리 기능은 대부분 자사에서 판매하는 DRM이 걸린 전자책 관리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험블번들 같은 곳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DRM이 없는 전자책이나 인터넷에서 무료로 받은 전자책은 관리하기 어려운데, 칼리버는 이런 파일들을 한곳에서 정리하고 검색하고, 내가 쓰는 전자책 리더기로 보내는 것까지 한 번에 처리한다.
설치는 어렵지 않다. 공식 사이트에서 설치 파일을 내려받아 라이선스에 동의하고 Next를 누르면 된다. 첫 실행 시 언어를 지정할 수 있는데, 한글을 선택하면 전체 화면이 한글로 바뀐다. 이후 전자책 리더기를 선택하는 화면이 나오는데, 이 단계는 건너뛰어도 된다. 내가 쓰는 기기가 없거나 USB로 연결해 쓰는 리더라면 Generic을 선택하거나 그냥 화면을 닫으면 된다.
전자책 1,000권 정리, 가장 먼저 할 일은 이것
칼리버를 처음 열면 마치 옛날 스프레드시트 같은 화면이 반겨준다. 디자인이 아름답진 않지만, 0.x 대 버전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이 정도 기능을 제공하는 상용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나도 화면 구성은 거의 그대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전자책 파일을 칼리버 라이브러리에 추가하는 것이다. 상단의 책 추가 버튼을 누르고 파일을 선택하면 끝이다. 폴더째 추가도 가능하다. 이때 중요한 점은 파일명에 띄어쓰기를 해두는 것이다. 칼리버는 파일명을 기반으로 책 정보를 가져오는데, TheGreatGatsby.epub처럼 띄어쓰기가 없는 파일명은 아마존이나 구글에서 제목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파일을 추가하면 표지와 함께 책 정보가 자동으로 채워진다. 커버 이미지뿐 아니라 저자, 출판사, 설명까지 함께 가져온다. 이 정보가 이후 책을 찾을 때 아주 유용한 단서가 된다.
책 정보 자동 정리, 표지가 안 나오는 파일은 이렇게
책 추가 후 칼리버가 자동으로 메타데이터를 가져오지만, 항상 완벽하진 않다. 표지가 없거나 설명이 누락된 책도 있다. 이때는 책을 선택한 뒤 메타데이터 편집을 열어 수정하면 된다. 제목이나 저자는 직접 입력하고, 표지는 인터넷에서 자동으로 검색해 붙일 수 있다.
책 정보는 기본적으로 아마존과 구글에서 가져온다. 파일명에 띄어쓰기가 없는 경우 검색 자체를 못 하는 경우가 많으니, 파일명을 수정한 뒤 다시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정리해두면 메인 화면에서 표지를 보면서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단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어 빠르게 검색할 수도 있다. 제목이나 저자가 확실하지 않아도, 책 설명에 들어있는 단어만으로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종이책과 비교되는 전자책 관리의 장점이다.
내가 쓰는 전자책 리더기로 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칼리버에서 책을 정리하는 이유는 결국 리더기에서 읽기 위해서다. 전자책 리더기를 선택해두면 주변 장치로 보내기 버튼이 생기고, USB로 연결된 리더기에 바로 전송할 수 있다. USB 연결 없이 이메일로 보내는 방식도 지원한다. 특히 킨들은 이메일로 전송하면 문서 항목에 저장된다.
킨들에 이메일로 책을 보내려면 환경 설정 > 전송/공유 > 이메일로 보내기에서 이메일 주소를 등록해야 한다. 킨들 기기나 설치된 프로그램에는 전용 이메일 주소가 하나씩 할당되는데, 아마존 사이트의 Manage Your Content and Devices 메뉴에서 Preferences > Personal Document Setting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메일로 전송하면 표지가 예쁘게 나오지 않고 사전 검색도 되지 않지만, 읽는 데는 문제가 없다.
무료로 쓰는 전자책 변환, 포맷 제한에서 벗어나는 법
전자책 파일 형식은 EPUB, MOBI, AZW3, PDF 등 제각각이다. 내 리더기가 지원하는 형식이 아니면 읽을 수 없는데, 칼리버는 이 문제를 해결해준다. 책을 선택한 뒤 책 변환을 누르면 EPUB을 MOBI로, PDF를 EPUB으로 바꾸는 등 포맷 변환이 가능하다.
변환 시 주의할 점은 원본 파일의 품질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PDF를 EPUB으로 변환하면 레이아웃이 어긋나는 경우가 잦다. 반대로 EPUB을 MOBI로 변환하는 것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HTML이나 Word 문서도 전자책 형식으로 변환할 수 있으니, 직접 작성한 문서를 리더기에서 읽고 싶을 때도 활용할 수 있다.
변환 옵션 중 도구 모음 > 환경 설정 > 출력 옵션에서 각 형식별 세부 설정을 조정할 수 있다. 글꼴 크기나 여백 같은 것까지 지정해두면 변환할 때마다 일일이 옵션을 바꿀 필요가 없다.
칼리버 플러그인, 반복 작업을 줄여주는 조연
칼리버는 기본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하지만, 플러그인을 추가하면 반복 작업을 줄일 수 있다. 플러그인은 환경 설정 > 플러그인에서 검색해 설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책을 추가할 때 자동으로 메타데이터를 정리해주는 플러그인도 있고, 표지를 자동으로 다운로드해주는 플러그인도 있다.
다만 모든 플러그인을 설치할 필요는 없다. 책을 추가한 뒤 메타데이터를 자동으로 정리하는 것 정도만 설치해도 충분하다. 플러그인마다 업데이트 주기나 유지보수 상태가 다르니, 설치 전에 리뷰와 최근 업데이트 날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헷갈리는 오래된 버전, 윈도우 10 이상이면 그냥 설치하면 된다
칼리버 공식 사이트에는 여러 버전의 설치 파일이 나뉘어 제공된다. 윈도우 10 이상을 사용한다면 최신 버전을 그냥 설치하면 된다. 윈도우 10 1809보다 오래된 버전을 쓰는 경우에만 별도 구버전을 설치해야 한다. 윈도우 8을 쓰는 경우 5.44 버전, 윈도우 7이나 비스타는 3.48 버전을 사용한다.
구버전을 설치할 때 걱정할 부분은 없다. 칼리버를 제거한 뒤 구버전을 설치해도 기존에 저장해둔 책과 설정에는 영향이 없다. 프로그램 데이터와 책 파일은 별도 폴더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Q. 칼리버는 유료인가요?
무료 프로그램이다. 공식 사이트에서 누구나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다운로드 화면에서 개발 지원을 위한 기부를 요청하지만, 기부하지 않아도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Q. 표지가 안 나오는 책은 어떻게 하나요?
책을 선택한 뒤 메타데이터 편집을 열고 표지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면 된다. 아마존이나 구글에서 표지를 찾아 자동으로 붙여준다. 그래도 안 나오면 직접 이미지 파일을 지정해 넣을 수 있다.
Q. 킨들에 이메일로 보내면 제목이 깨져 보이는데요?
킨들에서 표시되는 제목은 이메일 전송 시 입력한 제목이 아닌, 전송된 파일의 메타데이터를 기준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전송 전에 칼리버에서 제목을 정리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