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고도 슬픈 현실, 내 전략 폭격기 랜서의 마지막 비행 (그리고 3가지 대안)

2026-08-02 · 엔터테인먼트 · 읽는데 4분

우리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2026년 8월 2일부로 퇴역한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묘한 감정을 남깁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우리 영공을 지켜준 고마움에 박수를 보내게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제 정말 끝났다는 아쉬움도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1990년대부터 약 30년 가까이 한반도 방위의 핵심 축을 담당해 온 기체라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랜서의 퇴역이 주는 의미를 짚어보고, 앞으로 우리 군이 어떤 대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마지막 비행을 보내는 마음으로, 그동안의 역할과 미래 전력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보겠습니다.

랜서 퇴역, 왜 지금인가

B-1B 랜서는 원래 핵폭격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냉전 종식 이후에는 재래식 폭격 임무에 특화되어 왔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한미 연합훈련 때마다 등장해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저공 침투와 초음속 비행 능력 덕분에 적의 방공망을 뚫고 정밀 타격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하지만 기체 노후화는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1980년대에 생산이 시작된 기체다 보니 유지보수 비용이 계속 증가했고, 미국 본토에서도 이미 퇴역 논의가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결국 미 공군은 운용 효율성을 이유로 B-1B를 단계적으로 도태시키기로 결정했고, 그 마지막 순서가 바로 우리나라에 배치된 기체인 셈입니다.

퇴역 시점이 하필 이즈음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그러나 군 당국은 랜서의 임무를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이 이미 준비되어 있다는 입장입니다. 단순히 폭격기 한 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현대적인 전력으로 교체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게 맞습니다.

퇴역 후 공백, 무엇으로 메우나

랜서가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우리 군이 선택한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집니다. 첫 번째는 미국의 최신 폭격기인 B-21 리퍼의 한반도 전개 가능성입니다. B-21은 스텔스 기능을 대폭 강화한 차세대 기체로, 아직 실전 배치 초기 단계지만 조만간 전략적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번째는 우리 공군 자체의 타격 능력 확충입니다. 현재 운용 중인 F-35A 스텔스 전투기에 더해, 공대지 미사일의 사거리와 정밀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전략 타격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폭격기 한 대가 갖는 폭장량을 따라가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시에 타격하는 네트워크 중심 전투로 전환하는 추세입니다.

세 번째는 한국형 3축 체계의 완성입니다. 킬 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 대량 응징 보복으로 이어지는 체계에서 랜서의 역할은 사실상 대량 응징 보복의 한 축이었습니다. 이제는 현무 계열 미사일과 같은 지상 발사 자산이 그 임무를 더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보강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마웠던 30년, 그리고 남겨진 과제

랜서가 우리 영공에서 마지막 비행을 하는 모습은 기쁘고도 슬픈 현실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기쁜 것은 그동안 수많은 훈련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고, 슬픈 것은 이제 더 이상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일반 도로를 달리다 보면 세월에 커버린 가로수처럼, 랜서도 세월의 흔적 속에서 우리 곁을 떠납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퇴역이라는 사실보다 그 뒤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입니다. 무기 체계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전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 군의 몫입니다. 랜서가 보여준 억제력과 타격 능력을 이어받을 새로운 전력 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을 때까지, 지금의 전환기는 신중하게 관리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퇴역식을 마친 랜서는 이제 역사 속으로 들어가겠지만, 한반도의 하늘을 지켜온 그 상징성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군이 어떤 선택을 이어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